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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헌 <미디어의 미디어9>

오랜만의 책 리뷰.

나는 퍼블리, 북저널리즘 같은 콘텐츠 회사를 좋아한다. 트렌드와 줄다리기를 하는 느낌이랄까? 단발성 주제가 아닌 트렌드에 꼭 필요한 주제를 깊이 있는 기사로 발표하고 기사를 책처럼 파는 형태가 기사의 본질적인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기 때문이다. 북저널리즘은 온라인 콘텐츠를 오프라인에 서적으로도 제공하는데 몇 권 읽어봤을 때 가벼운 듯 오랜 여운이 남는 주제를 다뤄 항상 만족스러웠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신성현의 <미디어의 미디어9>.

읽은 지는 좀 되었지만, 기억을 더듬어 늦은 리뷰를 작성한다.


나는 기자도 에디터도 아니지만 어쩌다 매주 2회 게시글을 발행하는 일을 한다.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쓰는 것은 취미가 아니라 아직도 어렵고 힘들다. 전문적이진 않지만, 생활형 재테크 기사를 작성하는 그리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주제라 항상 실수할까 걱정만 앞선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글을 쓴다는 건 나에겐 조금 두렵다. 혼자 쓰고 보는 글은 평소에도 자주 쓰지만 다듬지도 앞뒤도 맞지 않는 경우가 다수라. 딱히 배운 적도 잘하고 싶다고 느낀 적도 없었던지라, 기사 형태의 글을 쓴다는 것이 어려웠다.

'왜 어려웠을까?' 생각해보면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지를 몰랐기 때문이 듯하다. 그저 하라니까, 그냥 해야 하니까. 사실 '왜'에 대한 답은 이제 알고 있으며 이성적으로는 납득이 되지만 감성적으로는 잘 안 된다. 개인마다 주관이 다르고 가치관이 이렇게나 많은데 내 생각이 조금이라도 담긴 글을 누군가에게 답인 양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오답인 양 적어서는 안 되니까- 보여주는 것이 난 아직도 어색하다.

요즘의 미디어의 글 주제는 다수 단발성 주제에 집중되어있다. 사람들이 싸우기 좋게 글을 쓴다. 양극화가 심하고 보는 내내 표정이 일그러진다. 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진다. 역겨운 글이 너무 많다. 근데 기사를 쓰다 보면 그렇게 된다. 더 많은 노출을 위해 나도 몇번은 노출을 위해 사람들이 흥분할만한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으니까, 마냥 비난은 못 하겠다.

미디어는 무슨 역할을 해야 할까? 항상 고민한다.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가 대중에게 정보를 통해 어떤 이익을 주며, 또 미디어 자체는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두 가치의 접점은 과연 어딜까? <미디어의 미디어9>를 통해 두 가치의 폭이 좁아질까 생각하며 읽었다.


미디어 분야의 혁신 기업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실행하고, 빨리 실패하고, 무엇을 개선할지 배우고, 다시 시도하는 사이클을 반복하고 있다. p.11 (프롤로그)

스팀잇을 설립한 주요한 이유는 '사람들에게 힘을 돌려주는 것'이다. p.27 (스팀잇)

큰 결정을 내릴 때는 직감을 따르고, 작은 결정은 데이터에 다른다. p.36 (쿼츠)

퍼블리의 박소령 대표는 2018년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서비스 아이텐디티가 커머스에서 콘텐츠로, 소유에서 구독으로 바뀌었음을 알렸다. p.58 (퍼블리)

짧게 쓸 시간이 없어 길게 썼습니다. p.79 (악시오스)

도시 행정에서부터 우수한 비지니스를 진행하는 방법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도 저평가하지 않는다. p.97 (모노클)

소셜 미디어에 소극적인 이유는 뭔가?

내가 오히려 묻고 싶다. 왜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하나? 우리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라이벌로 여긴다. p.102 (모노클)

2014년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저널리즘에 '중병' 진단을 내렸다. 4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주장은 유효하다. 여전히 많은 뉴스가 대중의 불안을 무책임하게 양산하고, 선정적인 보도로 눈길을 빼앗는다. p.108 (북저널리즘)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은 속도는 빨라졌지만 깊이는 아쉽다. 반면 책은 너무 두껍다. p.111 (북저널리즘)

모든 계획은 실제 업무에 착수하는 순간 틀어지기 마련이다. 스타트업은 더욱 그렇다. 바뀔 것보다 바뀌지 않을 것에 대해 말하고 싶다. p.124 (북저널리즘)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내용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낚시성' 카드 뉴스와는 다르다. 업데이는 카드 한 장을 보고도 기사의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한다. p.130 (업데이)

뉴스의 가치 판단 능력은 기계가 사람을 넘지 못한다. p.136 (업데이)

사회 다방면의 이슈를 중심으로 하는 저널리즘과 달리 브랜드 저널리즘은 본질적으로 기업이 어디에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느냐 기반을 둘 수 밖에 없다. p.158 (GE리포트)

스토리는 인류의 시작과 함께 출발했다. 지적 능력을 갖춘 인간의 원형, 이걸 떠나면 가장 중요한 힘을 포기하는 것이다. p.161 (GE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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