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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지드 <좁은문>

배덕자의 긴 여운덕에 앙드레 지드 또다른 저서를 읽게 되었다.

좁은문을 읽으며 나에게 좀 뻔한 질문을 하게 되었다.

사랑은 무엇인가.

특히 종교에서의 사랑은 무엇인가.

아가서의 시적인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는, 하나님의 사랑을 남녀간의 사랑으로 은유적으로 풀어낸 부분이다. 남녀간의 사랑은 무엇인가. 상호존중, 배려, 상대를 위한 나의 희생.

그것이 사랑이라면 현시대의 남녀간의 사랑은 진실된 것이 얼마나 있을까.

좁은문에서의 사랑은 어딘가 삐뚤고 지나치게 금욕적이다. 온전함을 추구해 어딘가 비어버린듯한 공허한 사랑의 감정이 겉도는 차가운 책이다. 읽고 나면 쓸쓸해지는 것이 가을 겨울에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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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얽매어 놓았던 이러한 엄격한 규율도 나에게 반감을 일으키기는커녕 오히려 나를 우쭐하게 하는 것이었다. 내가 미래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행복이라기보다는 행복에 이르기 위한 그 끝없는 노력이었다. P.28

지금 너희들이 ‘법석’ 이라고 부르는 펠리시 누님의 성격도, 처음엔 오직 귀여운 움직임이라든가, 순간적인 충동에 따라 움직인다든가, 솔직하다든지, 그리고 애교가 있다든지, 이렇게만 여겨지던 것이었단다. P.44

내 마음이 늘 추억이나 희망에만 걸려 있었기 때문인지, 나는 세월이 느리다든지 시간이 길다는 것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P.109

그래, 분명히 우리는 나이를 먹었다! 내 가슴을 온통 얼어붙게 한 소름끼치는 그녀의 멋없는 변화도, 결국 따져보면 본래의 상태로 돌아갔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P.149

내가 자랑스럽게 여기던 기쁨이라는 것도 정말은 이 우울감을 감싸고 있었던 것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P.166

아무리 행복스러워도 진보가 없는 상태를 나는 바랄 수 없다.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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