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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완벽주의자라 변명했다.

나는 많은 사람이 ‘아직’이라는 핑계 아래 할 일을 매일 미루는 모습을 자주 봤다.

일단 해보라는 격려를 자주 던졌지만 나마저도 ‘아직은 부족해’라며 쉬운 일도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일단 해보기로 했다.
옛날처럼 쉽게 일상 글쓰기.

글을 쓰는 것이 필연적인 직업이라 이렇게라도 연습해야지.

또 언제 멈출지는 모르겠지만 지하철을 오가며 생각날 때마다 끄적여보기로 하자.


+) 그래서 급 일상


어제 친한 친구가 29년 인생을 살며 곱창 구이를 처음 먹었다. 생김새도 가격도 친근하지 못해 항상 미뤄왔단다. 친구는 기다리는 동안 ‘내 인생 첫 곱창이야’를 강조했다.

별로면 어쩌나 걱정하면서도 꽤나 재밌는 일이라 생각해 입에 곱창을 처음 넣는 모습을 영상을 찍으며 히죽거렸다.

다행히 맛있단다.

‘처음’이라는 단어는 참 묵직하다.

처음이라는 의미가 붙으면 그 감정과 순간이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다.

친구는 아마 나랑 곱창을 먹는 평생에 종종
‘그 때 너랑 사당에서 처음 먹었잖아.’ 라고 말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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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1


누군가의 처음을 함께하는 건 참 재밌는 일이다.

어제 저녁은 친구의 곱창.
오늘 점심은 신입사원 분의 첫 순대국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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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2

우리에게 많은 처음이었던 일은 두번, 열번, 셀수 없이 자주 있게 되어버린다. 그렇게 일상이 된다.

하지만 그런 일들이 가끔 ‘처음같이’ 느껴지는 순간이 오기도 하는데 요즘 나에게 그런 순간이 잦다.

이미 겪은 일도 순간도 낯설고 어색해서
그래서 많이 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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